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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할아버지들과 같이....

어제는 일하면서 할루종일 형님들 생각하다보니

혁이만할때 할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 생각이 간절하였다...

두분 살아생전 콩한쪽도 나눠먹는 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막둥아~~ 미티집 댕게오니라~~~

하면 의례 작은 할아버지를 보시러 갔었다...

할머니께서 장봐오시믄 어머니가 장만하고 생물무침이야 회평이야

빌척지근한 먹거리 들에 소주한잔씩 기울이시던

우애깊던 할아버지들 생각이 나도 더 늙기전에

삼형제들과 마을에 터 닦아 살고 싶다는 생각

지금 부모님께서 살고 있는 집은 큰형님이 사시고

작은집 터는 작은형님이 사시면 좋겠고

얼마전에 사논 빈집터엔 내가 집짓고 살고

꿈같고 막연한 생각들이 자꾸 들어도 좋았다...

 

하루 종일 꼼지락 거리고 집에 들어와 어머니 잔심부름에

텃밭까지 치고 들어오니 아버지 오토바이 타시고 들어오시며

갈쿠나무와 밀과 보리를 베어 오셨다...

그러면서 혁아 혁아를 연신 부르신다....

 

 

학교에서 해 먹어 봤다는 혁이가 쫑알거려도

아버지 아무말씀 없으시다

할아버지도 애랬을적에 보리끄시름 해먹었다고

어른들 몰래 해먹다가 혼났었다고 혁이한티 말씀 하시지만

혁이는 이해할수 없나 보다.

왜 혼나는데?

 

그떄는 없이 산게 글지....

 

할아버지 뭔소리야 이게 학교에서 해먹어 보니까

엄청 맛있어....

 

아버지와 아들의 동문서답 대화에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또 아무런 대화 없이 아버지는 아버지 대로 추억에 담겨있는 끄시름을 하고 계시고

혁인 저대로 불장난을 한다...

진지하다.....

 

그러다가 혁이는 학교에서 해본거를 할아버지께 훈수를 둔다...

아버지는 그러거나 말거나 그대로 보리 끄실리느라 분주하시다...

 

 

손주 한입 멕일라고 마음급한 아버지 비비기 시작하신다....

 

여봐...요로고 비베야여...

여봐야...

혁인 할아버지의 말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저도 끄실린다

 

 

하루 벌 보시느라 고되실 텐데

손주 생각하셔서 어스름한 해질녁에

오토바이 타시고 보리꺽어 오시는 아버지

온통 혁이생각 뿐이신것 같다....

난중에 커서 혁이는 어떻게 회상할까?

 

손주 먹이고 어머니 주시고 내 몫도 있었다...

ㅎㅎㅎ 받아 먹자니 약간 뻘줌하였지만...

하나 타지 않게 부풀어진 밀보리가 쫀득거리며 맛나다...

나 어릴적 그때 끄시름 맛이나 비슷하다...

우리도 누르스름 해질라고 할때 베어다 걸리면 혼나고 그랬는데...

아련한 추억이 되었다....

 

 

 

 

 

 

큰형님 병문안을 갔다...

오늘로 입원하신지 닷세차...

금식이라 그나마 살없는 양반이 더 반쪽되었다...

수술받은 첫날 마음이 쌔하여 목메여 지더니

얼굴에 생기는 더 도는 것 같아 마음은 놓인다...

뭇허러 사진 찍냐

요로고 있는 사진말고도 영정사진은 많은디 ㅋㅋㅋ

아이고 배야 하시며 무통한번 눌러 달랄때는 언제고

조금 여유가 생기니 농담을 하신다 ㅎㅎ

 

 

 

내 형제들도 손주를 보고 우리 할아버지들과 같이 그리 살수 있을까...

건강하게 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