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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혁이랑 단둘이...

아지트에 와있다는 한수형님을 만나러 갈려는데

매번 주말이면 집에서 컴터와 핸폰만 하는 아들이 걸려

피자 두판과 좀비고등학교 만화책 두권으로 협의를 하고

노고단을 다녀오자는 약속을 받아내고

아지트로 향한다...

 

아침을 맞이하여 기타연주인지 가야금연주인지 분간이 안가는 연주한곡 듣고 ㅋㅋ

 

시암재에 차를 두고 걷기로 했다...

경사가 있더라도 충분히 갈수있는 길을 앞차에 막혀 욕부터 나온다...

에이 기분전환 하러 왔는데 짜증내서 뭐하겠냐 하고

가던길 뒤돌아서 시암재에 차는 두고 성삼재로 향한다...

 

괜시리 회전판을 돌려 기분을 풀려는 아들

벌써부터 아니 아까전부터 다리가 부러진것 같으네

허벅지가 땡끼네 발목이 이상하네를 랩으로 날리고 계시는 중이다...

그로부터 피자와 만화책 아빠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시암재에서 5000원 주었더니 아빠 여기 되게 비싸 하며 탄산음료

두개를 사왔다...

밀키스와 사이다...

목이 꽉 막혀 음료수 한잔 하겠다며 쉬자는걸 좀더 가면 앉자 쉴때 있다며

짜증을 다 받아주며 첫번째 쉴곳에 당도하였다....

아빠의 굉장히 어마무시한 배려와 친절로 이놈 찡그리는 소리 잠쉬 쉰다...

혁아 저기 저 위 산에 상고대보면서 느끼는게 뭐야?

멋져...

에게...걍 뭣져야?

끝이여?

응.

 

 

 

여름에 온터라 기억이 선한가 보다.

저기에서 라면을 묵었고

저기에서 아빠가 쉬는데 방송이

나와 죽도록 걸었던 걸 또한바탕 쏟아낸다...

 

 

허우대는 많이 컷다...

가끔이지만 상상을 깨는 배려와 위로를 해주는때는

이자식 다 컷네 그런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지금 허우대만 크고 천진난만 어린 아이다.

 

 

뒤돌아보지 말고 가렴

뚜벅 뚜벅 가다보면

언젠가 그 도달할 지점에

도착해 있을테니...

 

 

그렇게 씩씩하게 용감하게 가는거야

 

 

어느사이 힘들이고 애쓴만큼 값진 결과에 감탄 할테니.....

 

 

내말이 맞지...

한발 내딪지 않으면 계속 그자리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만다...

어때 좋지...

 

좋긴한데 추워...

추운바람도 즐겨보렴...

살을 에일것같은 칼바람도 시원하게 느껴질테니까....

 

 

뒤에 반야봉이 닿을듯 가찹게 느껴진다...

 

여기까지 부자간의 제일 편한 표정 ㅋㅋㅋ

그후 난 옴마니반메흠과 관세음보살 하나님 아버님 천지신명님하며

복받쳐 오르는 짜증을 삼키기에 여념이 없다....

 

 

저기까지 언제 올라가라고 여기서 보면 안돼?

다리가 부러지겠네...

나 산 안좋아한다 했지...

바람에 날려가겠네...

히잉.....히잉....

사진한장 박자해도 뒤돌아보지도 않고 그저

꿍시렁 꿍시렁 꿍시렁 꿍시렁.....

눈물바람으로 걷는다.....

 

아빠는 저기 반야봉이 곧 닿을듯 하여 히야~~

가고잡다...

멋지다...를 머리속으로만 걷는 상상을 한다....

 

 

저기 만복대에 가서 비박을 하면 좋겠다...

정령치로 하산하여 2천원짜리 카페라떼 한잔 하면 좋으련만...

 

 

여기까지 다왔지...

자 사진찍어 빨리 내려가게...

 

아녀 쪼까만 더 올라가 보게

봐바 금세 가게 생겼자너...

글고 나도 마음 고쳐 먹고 사주기로 했던 피자 두판

사준다...

가자.....

그때부터 오열을 터트리던 아들놈 바람이 쎄긴 했지만

저리 아빠의 속을 뒤집어 놓을지...

사실 어느정도 예상은 하였지만

바람에 탁 넘어지며 대성통곡을 하는 아들놈을 보고...

봇물 터지듯 내 울화통도 터지고 말았다...

이 개노무새끼 나약한놈 일어나서 썩 내려가  이노무 새끼야...

꼴비시른게 먼저 내려가 시꺄...

아빠 혼자 갔다 올랑게...

*&*%^&*$*$*(^*&(&_)&&^$$##(()_)^%^$%$^&&**

나도 랩으로 욕을 쏟아 내고 그런 성질머리인지

간파한 아들놈 더이상 앙알이지 않고 따라온다

이제 내가 앞서 간다...

씩씩대며....

같이가 하는 소리를 서너번 들었을까...

뒤돌아 보니 잔뜩 쫄아 뒤따라온다...

바람이 크게 한번 떠밀어 낸다...

뛰어내려오는 산객들이 너무 추워요...

방한대비를 잘하시고 오르셔야 할텐데요...

눈물바람하는 아들에게 응원을 불어넣어주며

총총총 뛰내려가는 뒷모습을 보고 아들 손을 잡아 주며 바람을 막아주고

아무런 소리도 않은채 걷기만 한다...

눈물을 닦게 하고 옷도 추스려 주고 목에 두르는 워멘가 오멘가도 벗어주고...

손을 꼭 잡고 또 한발 내딪는다....

 

저 표지석에 저자리에는 바람이 없다...

잠시만 비켜 나도 바람은 등을 떠밀고 내몸도 흔들어 놓을정도 쎼다...

능선과 정상은 공기또한 사뭇다르고 차이가 난다...

 콧물이 얼정도는 아녀도 콧물흐른 살갛이 따갑다...

 

 

 

산객에게 한장부탁하였더니 흔쾌히 찍어주신다...

우리 부자도 급 친한척....

 

 

내려가는것은 잘허네....

 

 

아~~~ 반야봉....

 

내려온 기념으로 한방....

통통부었다...

볼통볼통은 하지 않고 그저 저리 심기 사납다

건들지 마라 요런다....

 

 

너는 그렇다 치고 나는 저 속으로 뛰어 가고 싶다...

아니 너를 어찌 꼬여서 같이 뛰어들어 가고 잡다...

피자두판 허고 두판을 더해서라도....

올겨울 지리산 종주 꼭 하고 싶다 부자지간 사이좋게....

 

 

급경사로 빨리 내려가자는 혁이와

좀만 더 걷고 안전하게 가자는 나와

결국 내가 이겼지만 ㅋㅋㅋ

저 눈꽃을 보여 주고싶었다...

눈꽃 터널을 걷게 하고 싶었다...

내아들 엄살....

산에서 내려가면 없어지는걸 내 잘안다...

피자두판과 만화책 두권이면 분명 다음번에는

또다른 소박한 먹거리와 만화책몇권과 협상을 할것이고...

통닭은 가끔 두어달에 한번 먹이기로 했다....

유전자 변형 콩기름과 항생제섞인 닭 수입밀가루 설명해줬다

내아들은 소중하니까 음식 잘 가려 먹어야 한다고...

이제 집에서 튀겨주겠다고....

 

 

 

내가 내려가자는 대로 내려갔으면 다 가고도 남았겠네...

발시려워 손이시려워 또 꿍시렁은 랩으로 퍼헌다....

 

 

글믄 뒤돌아 가끄나....

 

에고오... 그럼 더 멀어지는데 다리가 다 뿌러지고 말것네....

긍게 꿍시렁 대지 말고 내려가 올랐던것처럼 걷다보면 다 내려가 지는 것인게....

 

 

봐라 금세 와부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