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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

마음은 콩밭에서 몸은 벌과함께 하루를 보낸다.

아버지와 티격태격 잘 알지도 못하면서 추측으로

큰형님 태어나기 전부터 벌을 치시는 아버지께

유트브 영상 몇번보고 책몇자 읽고 우김질 하다

한방 먹었다...

그리 맘은 콩밭 아니 강릉 농민 통일문화제에 가있다....

그리고 북녁동포를 만나 감격을 페북, 카스, 텔레등에서

띵동띵동 울려대니 내가 있어야 할곳은 여기 벌통앞이 아니라

강릉인데...

이북처자들 많이 와있다는데....

그러면서 문득 평양에 다녀온 생각이 번뜩 떠올랐다...

술취해서 서른넘은 총각이 이북 접대원동무에게  저 인지까 통일되믄

장가 갈라고 안갔거든이라우 요라고 말했더니

그 동무가 하는 말이 우리 빨리 통일 하자요^^ 하며 이렇게 웃어주었다...

그때 그동무 얼마나 이쁘던지...

 

그때의 감격 감동 평양하늘 공기 내 조국의 하늘 땅 산천은 남이나 북이나

같으면서도 색다른 기분이었다....

오늘도 강릉에 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거기에 간 우리 고창냥반들도 아마도 감격에 겨워 눈물이나 쏟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2005년에 다녀왔던 평양 다시 되세김하며 달래본다...

 

 

 

평양 순안공항 막 조선비행기가 보여불고

촌놈 눈알 막 돌아가고 ....

평평하고 빛이 많아 평양이라 들었다...

 

독립문에서 천리마 동상을 배경으로...

여기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탑에

노동자 농민 지식인을 상징한 낫,망치,붓을볼수있었다...

농민들이 어찌 대접 받고 있는지 거리마다 구호가 말해주었고

상징물들로 느끼게 되었다...

 

 

이쁘다^^ 선녀

 

 

한동안 내 좌우명이 무엇이 불가능하다면 그것은 조선말이 아니다 가

인삿말이었고 다짐이었고 그랬던것이 어느사이 우여곡절을 이겨내지 못하고

술꾼의 길로... 되돌릴수는 없을까....

후회한들 때는 늦었고 늦었다 생각될때 정신을 차려야...

 

어제 강를갈려고 대대 끝나고 인원파악 하며 나름 들떠 있던 찰라

밥한술 뜨려니 어머니의 걱정어린 말씀이 들려온다...

느그 아부지 오늘은 더 안뷘다는디 오늘은 들어올래?

 

시방 갈라고요...

밥알 넘어가는게 까실까실 콧구멍으로 들어가는것인지

귀떄기로 들어가는것인지...

 

집에 가보니 아버지는 아무렇지 않게 마당에 계신다...

아부지 안뷘다는디 왜 돌아 댕기시요...

 

내가 봉사냐 얼추 뷘다...

깝깝시라서 누워있것냐...

그러시면서 양봉자재사러 가신다고 운전하시고 차 시동을 켜시더니

후진을 하신다...

 

울엄마한티 낚였네 하고 우두커니 서있는데 아버지 차 후진 하시는 모냥이...

너무집 배랑박 들이 받을 기세시다...

 

내리시라하고 차 시동을 끄고 얼만치나 안보이신다요?

매형이 병원 예약 해논다고 했응게 그때 까지만이라도

참으시씨요....

그리고 아버지 심부름으로 졸린 눈을 비비며 광주 야생양봉원에

벌 애벌레 이유식 떡밥을 사러 갔다...

내옷도 하나 사고....

 

나보다 더 효자 노릇하는 벌이다.

아부지 자식들...

꿀을 내어주고 꽃가루를 내어주고

여왕벌이 먹는 로얄제리도 내어준다...

천연항생제 같은 찐덕찐덕한 물질 주정에 담가

프로폴리스를 만드는 물질까지 내어준다...

기가막힌 효자다...

그리고 보릿고개를 넘는 나에게 농비까지 내어주는 기특한 벌이다...

난 뒷짐지고 먼 발치에서 굿만 본다 벌 알레르기가 있어 몇번 혼나고선

그후 벌 날개짓에 공포감에 식은땀 까지 흐른다...

어쩌다 하는 심부름 벌통가져나르고 꿀딸때 억지로 하고나면 진이 빠질정도로

벌이 싫은데 마음을 고쳐 먹기로 했다....

 

몇해전까지만 해도 백방 넘게 쏘이셔도 모기 물린것 만치도 붓지 않으시다가

얼마전부터 입술이 붓고 눈덩이가 붓고 모자는 쓰시는데

절대 장갑은 안끼우신다...

쏘이면 따가우시다고 요런 자껏 한마디 뱉어 내시고 엉덩이 옷자락에 쓰윽

한번 문지르시고 또 벌을 다루신다...

뜨어억~~ 바라보는 나는 그저 신기할따름이다....

 

 

허리수술 두번 무릎수술 두번

나는 그런 핑게라도 대서 일 안허것구만

아부지는 일않하믄 죽어야제 살어서 뭇헐것이냐...

시대푸대한 소리 마라시는 한마디로 끝내신다...

가끔 초봄이나 늦가을 벌 움직임이 느슨해질때 아부지를 도와

이것저것 여쭤보면 조목조목 잘 일러 주신다...

잘만 하믄 이것이 돈이돼야...

농사지서 버는 돈보다 이것이 낫제...

쨰까만 더 젊었으믄 처그 김천으로 영천으로 벌따라 꽃따라 댕기고 싶다마는...

인자 다 뒤았다... 벌 멫통가꼬 요리 허리아프고 물팍아프고 안저린디가 없응게....

 

 

편치 않으신 몸 꾸부렸다 폈다 무한 반복이다...

벌 몇통 헐값에 팔고 백여통 남아있는것을 매년 반복하여

이백통이 넘을때도 있다...

목돈들어가 푼돈 나오는 고된일 고만 하시라 해도

아버지 한말씀이면 난 깨갱 하고 마는편이다...

농번기때 한참 돈들어갈때가 보릿고개다 지갑은 석달 열흘 가뭄보다 마른지

오래 뒤아서 외상할수 없는 인건비는 벌치시는 아버지께서 내주신다...

그러니 난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어야 하는데...

아버지와는 매일 부딪쳐진다....

 

 

오늘 아버지와 일하며 죄스럽고 느끼는게 많다...

밖으로 싸돌아 다니는 막둥이

저자식이 효자노릇좀 헐지 알았드만

농사도 에시당초 못지것으믄 짓지를 말등가 허제

빚만 겁나게져놓고...

씨버럴놈이 지가 언제 용돈이나 한번 줘봤다고

나한티 벌 싹다 팔아 부르라는디 비애가 안나것는가

내가 벌 안키웠으믄 지가 인삼밭 풀이나 하나 매것가니...

요로고 어머니께 퍼부어 대셨다...

올농사를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아버지의 이동벌을 치시게 하고

세상 울동네 말고 넓다고 그리고 막둥이가 농민회하면서

전국에 형제들이 있다고 자랑도 하고 싶기도 하고

지리산에 땅을 얻어 놓고 거기에 벌을 오가시며 치시기로

절대 아버지 유배 보내는것이 아니다 ㅋ

 

아직 아버지 모시고 답사는 못갔다 왔지만

아버지 역시 답사 한번 가보셔서 밀원이 어찌 형성되었나 보고 싶다고

말씀 하셨다...

 

그나 아부지 눈 어찌고 안보이시요?

얼맨친지나 알어야 제가 뭇을 허제요...

 

안보이기는 뭇이 안보여야 어른어른 허고 눈꼽쪄서 띠앗거리고

긍게 글제...

 

오늘도 벌통 떡밥(꽃가루와 각종 영양소를 반죽하여 만든 애벌레 이유식)

넣어 주시는데 잘 안보인지라 벌통에 가까이 얼굴을 대시고 벌을 손으로 자꾸

문질러 대니 여러방 쏘이셨다...

 

제가 하께요 해도 시원찮해서 서드래나 해야 하고 마신다...

 

아~ 씨바 이노메 돈 우리 아부지 일에서 벗어나게 하는 돈...

벌 치시는것 취미로나

일 안허시믄 돌아가신다 했응게

딱 안돌아 가실만치만..

취미생활로 일하셨으믄 좋것구만...

잡녀러 돈....

 

 

 

내 옷이다...

완전 차단이 될지는 모르지만 벌 방제복을 사왔다...

벌 그까짓거 달라 들라믄 달라들어 보라지 맘먹고 샀다...

아버지께서 벌을 치시니 명색이 아들인데

알아야 것기에....아버지는 조목조목 가르켜 주셔도 요로고 해서 저로고

허믄 된다는 식의 교육인지라...

 

책은 저번첨에 아버지 모시고 가서 샀었다...

그거 몆자 읽고 참견하면 시끄라야 암껏도 모르는것이 뭇 안다고

친환경이니 뭇이니 떠벨레싸냐...

그래서덮어 놨던 책 다시 읽고 천천히 배워 아버지를 도와드려야 겠다...

그리고 큰형님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벌기술 전수해줄라믄 잘 배워둬야지 하고 맘먹고 배워볼것이다...

아직도 논 스물시마지기는 사야여 말아야여 고민중이고

일만 잔뜩 벌려 놓으면 빚내로 가는 지름길이라...

적게 벌고 적게 쓰고 하는 대신 꽃피고 새우는 세상은 알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고

부모님 세대 참삶이란 내새끼 잘먹고 잘사는 뒷바라지 였을 것이고

난 혁이에게 물려줄 것은 정신과 철학을 가르쳐야 하나...

삶을 본질을 깨우치게 하여 나라에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키워내야 할것도 같은데

애비가 아직도 삶의 본질을 못 깨우치고 있으니...

 

암튼 올해 아버지와 약간의 마찰은 생겨나겠지만

잘 견뎌내고 잘 배워서 올바른 먹거리 생산하는데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