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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1박2일 해넘이와 해맞이 산행

칠선남릉 능선을 타고 세석에자고 큰세계골로 내려오기로 한 해넘이겸 신년산행이

친구들과 전날 과음한 뒤끝으로 당초에 출발하기로 한 예정시간보다 한시간 지체되다보니 시간은 자꾸 어긋난다...

예전에 한번 가보았다는 의신에서 대성골 지름길을 찾지못하여 가믄 나오것제 하는 무한긍정의 즐건마음으로

걷다보니 그 옛날 화전민의 논이었는지 밭이었는지 알수는 없었지만 고생은 고생 다하여 삶을 이어나간 흔적들이

보여지고 또 걷다보면 이것이 지리산 본모습이고 참모습이 아닌가 하고 지금 자행되고 있는 개발이다 하여 파헤쳐지는

지리산이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국립공원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뭔 죄가 있으까...

우에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따라야하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생각에 다다르자 고개가  절로 저어진다...

 

그건 그렇고 우와~~~ 선녀탕 나무꾼인 내가 저기저기서 망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인다...

아니 저기서 나무 할일이다 사슴이 지나가야 쓰것고 사냥꾼이 사슴을 뒤쫒아야 쓰것고 ㅋㅋㅋ

상상만으로도 웃음이 난다....

아흐~~~선녀^^

 

 

선녀탕이라 칭하노라~~~

 

층층으로 쌓여진 돌둑이 정교하다...

짐작하건데 저 돌을 쌓던 농민의 손은 엔간한 가시는 박히도 아니하고

굳은살이 갈라져 피가나 쓰리면 아마 고운흙 발르거나 쑥을 찧어 발라 응급처치 했을것이다...

돌쌓다 손꾸락이 찧어 손톱이 멍들고빠져도 멈출수없는 끈질긴 삶을 살았을 분들...

내 마음을 씻는다... 감사하다고.... 나 역시 살아있으니 끈질긴 삶을 살아 투쟁하며 살겠노라고...

우리 역사에 뿌리이자 골간이었던 인민 모진 억압과 시달림 속에서 고된몸 잠시 쉬지도 않고

돌하나 하나 희노애락이 다 스며있을 돌둑의 따비밭 그 밭하나가 후대를 위한 유산의 몸부림이었을것이다...

지금보다도 더 담백하니 그리 살자 그리 살아 다같이 잘사는 대동세상

못물려준다면 정신만이라도 남겨야 하는것이 아닐까 하고

씁쓸한 발길 재촉해보았다...

 

길을 잘못들어 눈이 호사다...

이야 피아골 뱀사골 문수골 칠선계곡 대성골 모두 지리산 골이구나

어디 한군데 나무랄데 없는 내나라 내조국 아름다운 강산이구나...

너무 멋지다 우와~~

좋다....

이야 씨벌~~조가튼거?

 

형님? 왜 저는 이리 좋은 광경을 보면

씨벌소리가 절로 난데요...

조까튼거...

 

씨벌은 감탄사여?

개자식들이 욕이라고 해분게 글제...

 

"전라도는 어무니 배속에서 나옴서 씨벌이락 헌닥 안허디야 "ㅋㅋㅋㅋ

(""이말은 이해찬당대표 만나러 갔다 거부당하고 무시당하고 깡패같은놈들에게 했던 회장님 이야기이다)

 

한 20~30분 산죽밭을 걸었다....

땀이 절로 나고 이짝으로 가믄 나올듯도 하고 가면 또 언덕이 지속되고

지리산은 지레짐작으로 걷는데가 아니다

긴것같다가도 아닌것이 지리산 계곡이다...

산행의 기본은 안전이 최우선시 되어야할 예이다...

 

대성골 문지기 소나무

 

 

마을 터였는지 절터였는지 그 앞 산길이다...

한참을 오르다가도 저런 평지를 만나고 골깊은 지리산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까르르 그옛날 아이 웃음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목각살이도 하고 해바라기도 하고 잣치기도 하고...

 

이때부터는 딱 죽것다 곡소리 날때다...

전날 마신 술이 발목을 잡아 섯바닥이 한자나 나오게 한다...

끙끙 하고메...

아따 염병...

어매 해넘어 부네...

마음은 어디쯤 능선에서 해넘이를 보고 있지만

몸뚱이는 돌뭉치를 달아 끄시는듯 무겁기만 하다..

자꾸 뒤돌아 봐진다...

햇물 잔뜩 먹어 빨갛게 물먹은 산이 서둘러라 이리 말한다....

악으로 깡으로 서너발 뜀아닌 걸음 쳐보지만 말짱 황이다...

하이고 죽것다만 연신 내 뱉어진다....

글도 가야제...

앞서 해와 담박질하는 대종형님은 저 멀리서 영태야 영태야를 부르는것인지

뭔 감탄사인지 한참 소리치는데

대꾸할 힘도 없다....

 

나무사이 멀리 왕시루봉에 해가 진다...

악을 써 해넘어 간다 하고 해넘어간 실루엣이라도 보려

더 악을 써 걸어봤다...

계단 많은 중간쯤에서 형님이 기다리고 있어서

당떨어 졌는가비여라우...

쵸고바와 영양갱을 먹고 재충전하여 걷는다...

 

긍게 저냥반은 뭔 축지법 쓰간디 븨들 않는디야 할쯤 빵터진 바위가 나온다...

그래도 보는구나...

잘가라 2018....

반야봉 아래 산은 반야봉 새끼디야 닮았다...

 

한도숙 의장님이 쓴 책 딛고선 땅 제목이 떠오른다...

듬직하게 딛고 있는 형님의 발이 듬직함을 넘어선다...

종종 둘이아닌 여럿의 농민회 식구들이 함께하면 좋겠다...

선홍이성,봉선이성,영서기성,창수성님,병사미,종태등등...

농민회가 산으로 간다는 우려는 잘 개서 똥갸찜에나 넣어두고

그리 잘 뭉쳐봤으면 바램을 가져본다...

 

 

약을 안가져 갔으니 잠이 안오는건 어쩔수없다...

그렇다고 나 먹자고 다른 산객들에게 한잔 줍쇼하는것은 자존심에

크랙가는 것이고....

해서 걍 누웠는데 잠은 도통 오질않는다...

여기저기 저리고 뭉치고 했던 몸뚱이가 누우니 더욱 신경이 쓰인다...

씨벌 인자부터 술을 차머부까...

머리속에서는 별의별 생각들을 다 하지만 화답하는것은

어떤 산객의 방구소리, 폿죽쑤는 소리 1,2,3,4,5등등이었다...

정말 깨는건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볼일을 보러들어온

어떤 여자분의 목소리 개똥이 아빠 누가 뭇을 가져갔나벼...

한참 서방님인듯 한 남성과 이야기를 하니 다른 산객들의 짜증섞인 말투의

핀잔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 할말 다하고 나간다...

에잇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마루바닥을 쿵쿵찧고 다니는 사람 배려라고는 없는 사람들이다...

12시부터 시작하여 2시3시까지 머리속에서는 그런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려지고 욕을 한바탕 해부끄나 마끄나여

하고 일어날까 말까 하면서 설잠이 들었나 보다....

 

그러다 깨었으니 촛대봉을 향해 뚜벅뚜벅 걷는다....

마치 하늘에라도 오르는 분위기이다....

 

익산에서 왔다는 어느 산객 지리산 일출중에 촛대봉일출이 제일이다고

어제 저녁 칭찬이 자자했다...

매년 촛대봉만 찼는다고 한다...

아마도 천왕봉은 발디딜틈 없어 그런것이다고 하는

말도 얼핏 들었던것 같다...

이나라에 어디든 해뜨는곳 없가니 하고

사람마음이 그리 천차만별 이다 내경험만을 중시하는

것은 뭔가의 오류라고 생각하니 웃음이 픽 나오며

명선봉 일출 봐겠소 거그도 검나 좋아라우^^

 

 

 

눈으로 보이는 대로 찍어볼수는 없을까...

렌즈가 필요하고 카메라에 대한 연구가 더 절실히 필요하다...

대종형님이 뭇이라고 했는데 또 잊어묵어부렀다...

매일 잊고 또 잊고 그리 일년이 지나버렸다...

뭔가의 다짐이나 반성없이 한해가 갔다...

페친분이 아직 무술년이 다 가려면 달포나 남았다 하니

새해아닌 새해를 맞으러 왔다 이리 마음먹고

한해 다시금 잘 조명하여 보다 나은 사람으로 거듭나보겠다는 생각도 인다...

 

 

해가 빼꼼하고 나왔다...

셔터만 연신 누르다 주변을 돌아봤다...

나름의 다짐들을 토해내듯 수평선을 응시하는 사람들

모두들 뜻대로 이루어지시길...

그리고 어느 누구보다 당신들이 더 좋아라 하고 원했을 소소한 사람사는

일상사들을 뒤로 하고 고공굴둑에 갇혀 천막에 단식하고 고해하는

노동자 동지들이 떠오르니 마음 참으로 무거운 해였다...

그걸 눈치 챘는지 해는 빼꼼 나오기 무섭게 쑤욱 올라오는데 올해 해는

더디게 떠오르는것 같다...

무사히 투쟁 승리해서 내려오시고 회복하시기를

나역시 내 처한 농민운동의 길에서 내앞에 큰감놓지 않고

농민대중을 위한 투쟁이 곧  나를 위한 투쟁이라는 좌우명으로 삼고

뚜벅뚜벅 걸어야겠다는 맘 가져본다...

 

떠오르는 태양 붉다....

챙피해서 붉은게 아니라

그만큼 강렬하니 붉은것이다...

내마음도 더욱 붉게 강렬하게 살기를 바래본다...

 

뒤 반야봉  주능선을 운해가 덮다가도 사그라들고 계속 반복이다...

 

 

코속에 공기는 쌔하지를 못하고 습도있는 공기다...

눈이 오겠다 느껴지는 아침 공기였다...

 

 

 

 

이 추운겨울에 부지런한 잠자리 두마리

악이 아닌 평화였으면....

 

 

고민많은 형님 뒤로 보여지는 천왕봉

 

주능선의 운해는  다 넘지 못하고 상고대로 남아

해가 다 떠오르자 녹아 지리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다뜬 해가 지리에 햇살을 비춰내니 운해는 뜬구름이 되었다...

변화무쌍한 지리산 19년에도 아마 우리의 삶도 변화무쌍할것이라고

미리 예견해주는듯 그리 굴곡진 인생이 멋지고 값지다면

내 기꺼이 떠안으리라....

가자 2019~~~

 

구름너머를 가늠해본다...

우리의 삶도 내가 살아가야 하는 작금의 현실도....

 

 

칠선남릉에 들었다...

 

산객의 흔적이 희미하고 잡목이 가방을 잡아 끄니

세번이나 미끄덩 자빠져 부렀다...

신발 밑창이 다 달아 그러기도 하겠지만

처음 느끼는 기분이라 웃펐다...

 

 

칠선남릉의 위험구간이라고 한다...

그닥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매사에 조심 또 조심 해야 명대로 살겠다는 생각은 했다...

 

 

껑충뛰어 한발 사이 암릉구간이다...

 

칠선봉을 지나고 암릉구간을 지나고 멋진 소나무와 웅장한 소나무를 보며 내려와서 인지

꿈을 꾸었다...

선녀가 나왔으며 마이산 같은 한쪽은 칼날같은 바위가 우뚝 서있고 한쪽은 손잡이나 될법한 칼자루 바위가 나란히

웅장함을 뽐내었다...

그리고 구부러지고 꼬였던 나무는 용으로 둔갑하여 부러진 칼과 칼자루같은 바위를 감싸자  장검으로 변하는 꿈이었다...

칠선남릉을 내려오며 형님과 나눴던 태몽이며 꿈이야기가 그리 꾸어졌나 싶다...

꿈깨자마자 몇자 적어두었던것이 그나마 이정도이고 더 많은 꿈속에서 헤매다 깨었다...

그리고 안 넘어지려 애썼던지 허리고 허벅지고 퇴욕이나 뻣뻣하니 몸이 부자연스럽다...

 

 

 

그때 그기분을 다 적어내지 못하고 경주김씨 비석이 보이는 곳이 칠선남릉 끝 지점인듯 싶다...

그리고 내리서면 큰세계골이 나오고 좀더 내력가면 작은세계골과  합수가 된다...

가을이 지나니 글발이 떨어져 재미없이 그때 그때 생각나는 실마리를 더듬어 써놔서

장황하고 지루하다

그래도 여까지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새해에는 모두 재수있는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