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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야생화

매화도 피고....

게으른놈 일할라 치면 연장만 들고 왔다갔다 하다 하루 해 다간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딱 나를 두고 하는 말인갑다.

비닐하우스에 무우심어 물을 줘야겠다 싶어 물탱크에 모터를 틀러 갔더니 에잉 겨울동안
얼어서 터져 버렸다...

그래서 집과 하우스 면소재지까지 몇번을 다녔는지...
또 막상 모터 옆에가서 뭐를 할려고 했지 하고 연장만 들고 서성이다 담배 한대 피우면 또 기억이 나고 해서 담배만 하루 두어갑 되는듯 하다....

전화가 온다...
요새 집에 있는 나를 두고 마을에서는 잘도 부려먹는다...
영태 어디냐?
하우슨디요..
그려 글믄 욜로 좀 와본나?
하면  끝이다..
시골사람들은 대충 욜로,처리, 거시기하면 대강 어떤 곳과 어떤 지점, 뭐를 해야 하는지
감으로 때려 잡아 안다
설사 틀리더라도 행방을 금방 찾을수 있고 다리품 한번 더들이면 된다...

전이장님 댁에서 호출이다..
밭에서 상토작업을 하는 성남양반(전이장님)이 때도 아닌 나무를 비어가라고 한다..
포크래인도 불렀고 네가 비기만 허믄 된게 후딱 비어가라 한다..

비닐하우스에 물질을 해놓고 가보았다...
가보니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한참을 기다려도 포크레인 기사는 자기 할일에 열중하고 있다...
기다리기가 갑갑하여 시방 빌까요 하니까
쪼까 더 기다리라고 한다...
그래서 기다리기 지루하여 물마시러 집에 가고 있는데 성남양반 마당 가상에 매화가
활짝 피어있다...
제법 벌 날개짓 소리도 붕붕거려 봄의 활력이 왕성하다...

항상 본능처럼 카메라가 생각나고 또 집으로 가게 되고 와서 찍다보면 꽃에 대한 엮인 생각들내가 사는 세상 이런잡념들이  머리속을 가득 채운다....

한숨을 크게 쉬고 딱 이만큼만 살면 좋겠는데...
요런 여유만 가지고 살고만 싶은데
일이 너무 많이 벌어지고 그 틈에서 허부적 대고 있는
난 도대체 어떻게 살라는 것인지....
그래도 딴것은 다 빼고라도 이렇게 흙묻은 장화 신고 가다가도 예쁜 꽃보믄 갈길 멈추고
몇컷 사진 찍어 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보고...
꽃 피고 새우는것은 알고 살면 더 바랄것은  없을것도  같고...

그렇게 뷰파인더 속으로 작게 잡아지는 시선이 땅바닥까지 납작하게 엎드려 작고 예쁜 꽃들과
입이라도 맞출려고 하는것인지 뽀짝 다가 가다 보면 피식 웃음도 나온다..
임병도 못허고 있네 하고...



욜로 찍고 절로 찍고 있다 보면 마을 사람들에게 발각 되기도 하여
어메! 너 거그서 시방 뭇허냐...허연이 드러내고 웃으시는 아재들 보면
민망하기도 하고 ....무반응으로 있기가 뭣하여..
그저 사진 찍소! 하고 답하면 아재 입이 귀에라도 걸리듯 웃으시며 네가 산것 가치 산다..
그것 찍어서 뭇헌다고 언능 와서 나 벼야.......^^;;

봄꽃은 활짝 피며 지심을 뚫고 올라오는데...
일은 환장하게도 바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