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농사이야기..

올농사....

 올 농사는 정말이지 지긋지긋 하다...

봄가뭄으로 갖은고생을 다 하고 가뭄을 극복했다 싶었더니 폭우에 농작물이 역병으로 죽어나가고 바람으로 농작물은 갈갈이 찢겨나가 버렸다..

 

그리고 또 가을가뭄으로 사람이 상하고 마음엔 커다란 흉이 저 버렸다...

 

가을 물꼬 싸움과 밤잠 설처가며 지은 채소 바닥에선 형편없지만 시중에선 도깨비방망이라도 한방 맞았는지 김치가 아닌 금치라고 한다...

농사 일이니 늘 하던 일이니 극한 상황에서라도 그 작물 살릴려고 갖은 고생다하는 노고도 아무런 보람이 없이 자연에게도 인간들에게도 그저 버림이나 받아버린것 같다...

밥상에 오르기 까지 얼마나 많은 힘과 노력 그리고 희생이 동반되는지 과연 알기나 하는것인지...

 

백수피해가 심한 나락밭이다... 굉장히 좋고 검나게 삐까뻔쩍한 제아무리 좋은 기계로 거두어 들여도 바람을 맞아 수분이 증발해버린 벼는 쭉정이만 남아 기계삵도 못 치를 판이다...

어느날 술자리에서 미련하게 그걸 왜 거두냐고 그냥 갈아 업어야지....

술맛 떨어지는 소리에 목아지 핏대만 스고 말았다...

그것이 농민이고 밥상 차려내는것이 쉬운것이 아니라고 제 아무리 산수를 잘하는 농민들도 제 손해 나는 짓을 왜 하겠는지...

정말 쳐 죽이고 싶은 맘이 목구멍에서 터져 나오는 욕을 다 퍼붓지도 못하고 그냥 가슴에 응어리로 남아버리고 말았다... 

 

 올해 쌀 자급률이 83%나 떨어졌다 한다.. 식량자급률은 22%로 떨어지고 이것이 32년만의 흉작이고 내년 농사도 장담할수 없다...

제도적으로 아무런 장치하나 없이 그저 그지새끼 찬밥 한술 던져주듯이 하는 위로금으로 절대 극복할수 없는 문제이다...

 

요노메 새끼들을 도대체 어찌 키워내야 할지...

껄끄러운줄도 모르고 아빠가 하는일이니 마냥 좋아 아빠 바지가랑이를 붙들고 놀아달라고 어리광 부려대는 자식의 미래를 어찌 감내해야 할지 쓰리고 아려 먹먹하다... 

 

올해 대학가야할 고3 조카와 고등학교 1학년인 조카에게 얼마나 미안한 마음이 생겨나는지....

어떻게라도 해서.... 그 후 답이 안나온다...

이런 와신상담하는 농민이  비단 나 하나뿐이 아니다...

추수를 서둘러 끝내고 공사판으로 인삼밭 잡부로 무슨일이든지 해야 하는 실정에 있다..

농협에 가서 빚이라도 낼수 있었으면 내년을 기약해보며 막연하겠지만 희망이라도 가져볼것인데 그것마저 안되는 현실이 참담할 뿐이다...

  

 

아이의 꿈을 물어보았다..

아빠 나는 배를 탈거야 그래서 보물을 찾을거야  나는 모험가가 될거야 하는 아이의 꿈도

무슨생각으로 그런 꿈을 가지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인다...

시골살림들이야 뻔하니 6섯살짜리 아이에게 돈돈이나 하지 않았는지...

배를 타는 모험이 그저 째깐헌 애기의 머릿속에서 보물까지 찾아야한다는 이야기에 별의별 생각이 고민이 깊어진다.... 

 

 내 할아버지가 그랬듯이 아들의 할아버지도 손주사랑에 여념이 없다...

그 사랑 옳게 곱게 잘 녹여 가슴에 간직해 두었다가 꼭 꿈을 찾아 모험을 즐길수 있는 건강한 사나이가 되어라 주 혁.....

 

바람을 살짝 비껴서 맞았는지 그래도 한섬반은 넘게 먹은 현미찹쌀 쌀로 나오기가 무섭게 서울로 부산으로 광주로 보냈다...우리 먹을거 하나 남겨놓지도 못하고...

태풍 볼라벤이 오고 인삼밭이 쑥대밭이 되어 인삼을 캔 땅을 얻어 또다른 태풍이 오기직전에 심은 알타리이다...

얼마나 희망을 가졌던지 일했던 사람들과 밥한끼 먹으면서 벌폭잡고 밥 사께 많이들 드시요를 연신 만발했던 초랭이 방정을 떨어서 일까.... 걍 깝깝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