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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씨둥이...정원

설 하루 전날에 정원이가 아들 지훈이와 지우를 대리고 집에 왔다...
안본사이 훌쩍 커버린 아이들...
지훈이는 혁이와 동갑이다..
이놈들 눈망울 참 맑다...
또렷하고 진하고 선명하고....
부디 어른들의 잣대에서 길들여 지지 말고...
본성을 가지고  커갔으면 좋겠다...

아들 지훈이...

딸 지우...

어메! 아짐 뭇헐라고....
냅두씨요...

하~ 냅두랑게....
허메~~

지우 시방 뭇하는 것여...
할매는 누구시다요^^

가끔 명절때보는 아이들이 콩나물 시루 보대끼 커부렀다....

딸래미의 무기...
서럽게 울기작전....

잠시 확인차...
큰아빠 한티 걸림...
흐미~~


뭐 그런것을 다 찍고 그라요...
아그들은 원래 그런것인디...

정원이와 난 한마을에서 유아기 청소년기를 같이 보낸
형동생이다...
학교 다닐때도 잘 따르고 나를 무지 챙겨주던동생이다...
지금은 저도 아들딸 낳아 나보다 하나 더 많다고
이제 형이라고도 잘 하지 않는다...
가끔 내가 뒤집힐때만 형님으로 변하긴 하지만
평상시엔 거진 지 동생대하듯 한다...

씨둥이 정원이는 우리 또래와 잘 어울리지를 못했다..
말썽꾸러기 두째(승환),시째(나)니째(상엄)오째(종철,재선)그리고 끌치,때꼼,상길이성,그리고 기타등등...
말짓은 다 하고 다니는 우리와는 다른
 정원이는 유복자 외아들이라 석정아짐의 정성이 남달랐다...
우리는 땟꾹 묻은 옷차림과 껌정고무신 이라면 정원이는 항상 깨끗한 옷에 운동화차림의
부자집 아들행세였다...
그래서 어찌보면 우리가 같이 안끼워주고 놀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정원이 큰누나가 서울에서 옷공장을 하고 있어놔서....

암튼 씨둥이는 잡초같이 크던 우리와는 약간 다르게 컸다....
그것도 초등학교 3~4년때 까지겠지만...
우리도 운동화를 그때쯤해서 신었으니까^^

가끔 마을에 서울살던 또래들이 모이다 보면 거진 말썽꾸러기 였던 아이들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고 그러면 정원이 이야기도 나온다...
그럴때 나오는 정원이의 특유의 치치 소리는 우리의 이야기에 더 열을 올린다....ㅎㅎㅎㅎ

항상 보살펴 주어야 할것 같은 정원이가 세월이 흘러 애 아빠가 되었지만
한마을 사는 인연으로 지금도 동생의로서 보살펴 줘야 할것 같고
같이 며칠 놀다 서울로 보낼려 치면 어딘가 모를 찡함이 찌르르 울려 퍼진다....
정원아 서울살이 힘들다고 술 많이 마시지 말고 또 건강하게 명절때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