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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연동이장 양종탁...

 

며칠전 공음면 농민회 총회를 하였다..
총회가 끝나고 뒷풀이를 하는데...
종탁이형의 말에 모두 웃느라 정신이 없다...
말을 구수하게 하면서도 익살스러워 분위기를 압도해내며
만장일치로 양이장을 방송국으로 보내자고 박수치며 넘어간다^^

얼마만에 이렇게 웃어보았는지...
종탁이형을 처음 만난것이 그러니까...
로보캅이었던 때라 그새 십수년이 되었다...
교통사고를 당해 목이 꺽여 식물인간이 되었다 깨어난 형은 그때의 일을 되세기며...
사람들의 배꼽을 몽땅 빼놓았다^^

형은 병원에서 사경을 해매다가 깨어 날즘 형님과 아버님께 들었다는 이야기...
사고가 모를 심어놓은 논에서 전복이 되어 논두렁과 모를 망쳐버렸다고 한다...
두째형과 아버님께서 보상이라도 해야할것 같아서 찾아간 논에
논주인이 논두렁을 쌓으며 논을 고르고 계시고 있고 해서 이만저만해서 우리 동생이 이렇게 1년농사 망쳐놓았는데 보상이라도 해야 할것 같아서 찾아뵙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 논주인분이 아무말씀도 안하시고 그냥 저쪽으로 가시더니 한참만에 고무신 두짝을 주어오셨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나도 농사꾼이고 자식농사도 짖는 사람이요...
농사 이까짓것이야 어찌고 다 지어지는디
사람이 상해부러서 쓰겄소...
북망산천 신이라도 신깨서 보냈시요... 하고 아버님과 형님에게 측은한 표정으로 고무신 두짝을 주셨다고 한다....
아버님은 한참 저쪽에서 고개숙이고 아무말씀 못하시고 계시다가...
논주인이 가지고 온 고무신과 말씀에 풋하고 웃음을 터트리시며 종탁이형에게
그때 웃음 참느라고 욕봤부렀다 이렇게 말씀 하셨다고 한다...

지금은 아버님께서 작고 하셔서 옛날이야기지만 아버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 뭐 이런것이 다 포함되어진 두번째 이야기이다...

어느날 아버님께서 술이 취해 들어오셔서 막둥아 라면 하나 끓여온나 하셔서
숨도 크게 못쉬고 아버님 술 많이 드셨길래 생각한다고 한것이
국물이 많게 끓여 드렸다고 한다...
상을 받으신 아버님께서는 젖가락을 들어 냄비의 라면을 휘~한번 젖고는 하시는 말씀
야 이노무 새끼야....
소죽쑤어 왔냐...
이러셨단다...

원래 아버님의 식성은 국물보다는 걸죽한 건더기가 많은것을 좋아 하셔서
자신도 그렇지만 집에서 기르시는 소나 염소 가축에게도 건더기가 많이 들어가게 해서
소죽도 쑤었는데 종타기형은 걸죽하면 젖기도 힘들고 하니 항상 물을 많게 하여 짐승들이
먹지를 않았다고....ㅋ

리얼한 표정...
이야기 듣는내내 흥미진지하다...

듣고 있다 이렇게 빵 하고 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