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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이야기..

무얼해먹고 살아야 하는지....

 

올해 대학들어가는 조카가 있다...

부모님과 같이 살고있는 나로선 여러모로 신경써야할 일들이 많다.

설을 세고 농사준비에 들어갔다...

고추씨를 붓고 싹틔우기를 해서 포토에 가식을 하고 작년에 망한 수박밭을 철거하고

또 수박심을 준비를 하면서 논농사를 더 지어볼 심산으로 지인들에게 부탁도 하고

여러모로 정신없이 삼월과 사월 오월 유월 칠월이 되었다...

 

 

막상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농사일 하나하나 해 나가는 재미에 빠지는지 아니면 일에 중독이 되는 것인지 일은 줄지를 않고 하면 할수록 더 많아지는게 농사일임에는 틀림없는것 같다..

 

 

고추모종이 무럭무럭 커가면서 일의 무게는 더 가중된다...

서리에 녹일새라 더위에 쌂을 새라 그렇게 곁을 떠나지 못하고 그 주변에서 맴돌아지게 한다...

 

 

수박밭 닥달하여 비닐을 씌운다...

올해 수박은 일찍 심어 네번의 농사를 지어볼심산으로 잠쉬 쉴 짬이 없이 허리가 노골거리고

손 마디가 아려오게 분주했다...

 

 

새싹이 움트고 움돋움을 보자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며 마음 저 밑에서 움트는 역마살을

삼켜 누르고....

 

 

또 아침이 되면 내자식 뒤로 하고 밭으로 향해 작물이 밤사이 안녕한지 확인이 되면 안도의 함숨을 내쉬고 온도계 온도보다는 내 체감온도에 따라 환기를 시키고 내기분이 네기분이겠거니 하고 상쾌한 아침공기를 쌔워줬다가 또 닫았다가를 여러번 반복하며 해가 중천에 뜨면 논을 갈러 트랙터에 오르면 뒷꼭지에선 언제나 수박밭과 고추육모장이 떠나질 않아 일하다말고 와서 온도 확인하고 벌이 꿀물어 나르듯이 한다고 마을 어머니들께서 혁이 아빠 벌나르네~ㅋ

 

 

 

그렇게 꽃피고 새우는 계절속에 살면서도 여유라고는 눈꼽만치도 없이

 

 

마을 특공대 어머니가 저 세상으로 가시는 날엔 왜 그리 마음이 허전하고 짠해지는 먼 훗날 내 모습이 될것도 같고....

 

 

밭일과 논일 교차 하는 시점에서 논에 물대는데 천수답에 물대기가 뼈마디가 아려올줄은 꿈에도 모르다가 물도 넉넉하지 않은 천에서 200미터에 있는 논 까지  오르락 내리락 전기선과 물호스를 살피느라고 군대행군은 행군도 아니란걸 새삼 느껴졌다....

 

 물이 나오면 얼마나 기쁘던지 춤이 덩실덩실 춰지다가 비가 오지않아 냇갈물이 말라버려

그동안 다리품 판게 아무런 빛을 보지못해 또 얼마나 황당하고 짜증이 나던지...

 

 

천수답이라 임대하는 삯이 싸더라도 놀리면 부담인지라....

모는더이상 버티질 못하고 비는 올 기미가 없어 다시 물을 빼서 콩을 심을려는데 이제 논이 좀처럼 마르지 않아 장비를 동원하자니 이중삼중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그렇지만 땅 놀리는 농사꾼 있겠냐 싶어....

 

 

우여곡절 끝에 콩을 심었는데 12마지기에서 2마지기 잘 나고 10마지기는 물이 빠지질 않아 녹아 버렸다...

그 후로 그쪽엔 가보지 않았는데 어찌 되어있을지... 다시 노타리를 치고 고랑을 더 깊게 해서

기장이라도 심어야 하나.....

 

 

그러다가 관두기로 했다...

어떤 작물을 심고 잘 키워놓아도 폭락을 거듭하는 농산물...

폭등했다 싶으면 티비 앵무새들은 눈떠서 감을때까지 지져대고 있고

잘 키워놓고도 갈아없는 심정 한두번이 아니라 이젠 생활이 되어서....

이젠 고만 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