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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이야기..

나락 다 비어부렀다^^

새벽마다 천식이가 찾아와 잠을 이룰수 없어 에잇 하고서 선운산으로 향했다...
약간은 어두컴컴한 새벽 정신은 몽롱하고 기침은 쉴새없이 나온다...
선운산에서 동트기를 기다리며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떳는데 그새 동이 터있다...
혁이말대로 해님이 올라올려면 약간의 시간이 남았지만...
툴래툴래 인터넷에 올라온 단풍을 찾아보았으나 아직 이르다...
작년 사진을 올렸었나 보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선운사 대웅전 껄막을 거닐다가 또 차를 타고 옛날 뭉치아저씨집앞으로 간다...
그래 아직 여기도 짙게는 피지 않았어 그래야 야지 그래야 하고 말고...
나름 웃음도 나온다...
오늘이면 나락베는 작업이 다끝나고 콩만 털어버리면 나도 가을의 망중한을 즐기수 있다..아자~~

도솔천 상류의 단풍...근데 된서리가 몇일 내리더니 단풍잎이 다 꼬실라졌다...

회장님과 아침에 통화를 하고 아침밥을 먹으며 오늘하루 투쟁을 외치며 지발이지 고장나지 말고 매끄럽게 가자 하고 화이팅을 하였지만....!스무번 이상을 섰다 갔다를 반복하고 나역시 정신이 없어 밸트를 하나 해먹어서 작업이 잠시 중단......그리고 회장님 찍지마! 챙피시런게...ㅋ
또다시 잇대어 하는일 제발 좀 끝나자 하며 얼마 되지도 않는 일을 한다...

 하늘과 구름 바람 으악새가 나를 조롱이라도 하듯 기계는 논바닥에 붙은것처럼 잘 나가지 않는다....
그래도 회장님의 운전실력이 돋보인다 그도 그럴것이 그동안 고라실 운전경력이 얼마인가 ㅋㅋㅋ

우리는 그래도 콤바인으로 베는데 아직도 낫으로 베는 논이 있다 기계가 더이상 들어가지도 못하고 직파논을 물떼기를 하지 않아서 다 쓰러져 기계가 들어가는것은 타산이 맞지않아 그냥 손으로 손수 베시나 보다 허리를 잔뜩 굽히고 점심이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가는길 개는 아는지 모르는지 주인할머니 발을 걸며 재롱을 핀다... 속이 있는것이냐 없는것이냐...버꾸야ㅎㅎ
그리고 나를 보며 짖어댄다... 너 뭐여! 너 뭣이냔게! 왈왈왈~~
칵 쳐불까보다...

암튼 계속 빠지고 주구장창 막히다가 언쩐일로 먼지나게 달려간다..
다행이 9마지기 6섯다랭이에서 딱 한배미 땅이 질지 않다...
회장님 달려 달려~~

최고난이도 옹달샘 앞논이다 여기는 나락이 비어 훌터지는게 아니라 훌터 뜯긴다...
아마도 오늘 흘린 나락만 해도 1000kg이상은 흘렸을 것이다..
논이 그렇게 생겨먹었다...
회장님 말씀이 사돈네 팔촌이 아니면 병든 말 팔지 못한다고 한다... 아는놈들이 더 등치고 사는 세상...
나락이 그나마 돈이 될때는 절대 안내어 주다가 남들보다 수를 더 내고 버는 논이 요모양이라고... 분통이 터지신다고 한다...
난 절대 저런논은 근처도 가지 않는데 회장님은 쌍둥이 먹여 살려야 한다고 이논저논 가리지 않고 경작하신다...암튼 고장없이 끝나자 하고....

하늘을 본다 참 하늘 시원하게 잘도 생겼다..
저멀리 선운산은 나보고... 야 ! 너  나한티 한번이나 오겄냐? 하며 놀리는듯 하다...
찜만 지둘리소 금방 가불랑게^^ 

드디어 마지막 일이 끝이 났다...
그리고 또 마지막 남은 논은 그냥 답사만 가보자고 했다...
심어놓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논...
거기는 언젠가는 꼭 비게 생겼다...
암튼 나는 끝~~
오는길 경운기도 아니고 구르마다 소가 끄는 구르마...
할아버지 저 사진 한장만 찍을께요...
나 늙은 잉감 뭇허로 찍을라고 허요...허허허
하고 씨익 웃어주신다 할아버지 건강하세요....

참 보기드문 광경이다...
요즘 일소가 없는데 다 퍼먹느라고 등급을 멕여 사람보다 더 잘퍼먹는 소들만 보다가
일소를 보니 정말 반갑다....

할아버지가 소 겨울 식량을 준비하시느라 얼마나 뼈꼴이 빠지셨을까...
아마 지푸라기 안묶어 본사람은 모를것이다...
가을엔 이런 풍경 이젠 보기 정말 힘들다...

그리고 집에 들어오니 오들오들 떨린다...
내논 빠지는 곳에 남겨 두었던 나락까지 모조리 훌터버리고 콤바인,트랙터 세차까지 하니 온몸이 축축하고 얼굴에는 흙범벅이 되었다..
장작에 불을 붙이고 한참을 앉아있었더니 김이 모락모락 난다...
불을 쬐고 있으니 또 일거리가 하나둘....
에잇~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