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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나홀로 산에...

끝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벽에 방장산에 들렸다..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하여 시커먼 새벽을 깨웠다...
몇백년만에 하는 야간 산행인지 ....
귀신의 영혼이 내 몸뚱이와 부딪치면 머리칼이 빳빳하게 선다는데...
오랫만에 하는 야간 산행이라 그런지 등골까지 오싹거린다...
개구리 나방 이런거 따위에도 흠칫 놀라게 된다...

문넘이재에 올라 담배 한대 피우고  웃옷을 벗고 있었더니 동쪽하늘에서 여명이 내비친다..


눈썹같이 얇은 달이 구름사이를 뚫고 아직 밤인지 아침인지 분간을 못하고 높이도 떳다...
활엽수가 많은 방장산 문넘이제에서는 동쪽하늘이 보이질 않는다... 올라오던 길을 되짚어 망바위에 가보기로 하였다...
랜턴은 가방에 넣고 내려 가는데 긴의자가 보인다...
마음이 바뻐 잠시 앉아 쉬어 가고 싶었지만 망바위를 향해 계속해서 내려가야 한다...
망바위에 갈려면 산죽밭을 지나야 하는데 잠시 망설여 진다...
바위도 천년바위, 천년묵은 멧돼지가 나와서 나를 들이 받을것만 같다..
등골이 오싹 거리지만 일단 나타나지 않은걸 위안삼아 갈디 까지 가보자 하는 심산으로 새벽이슬을 털고 내 키만한 산죽을 헤치고 망바위를 찾는데 오랫만인지라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망바위 인줄 알고 발을 들여 놨던 낭떠리지다... 양고살제를 조금 못미친 주차장이 보이고 날은 좀더 훤해졌다...산등성이가 겹쳐 파노라마를 이루니 오길 잘했다 싶다...



쎌프 카메라 6섯시가 다되어 해가 구름위로 솓아 올랐다...
해가 오르니 안개는 뭉쳐있다가 퍼져 버린다...
망바위에 오르니 바람이 분다.. 선선한 바람 겨울에 오면 뼛속까지 시원한 바람이 부는 반면 여름의 망바위는 선선하고 상큼함이 가득하다..

담배를 두어대 피우고 나니 그새 환해졌다...
비가 한방울씩 떨어진게 언제적  옛날 이야기라도 된것처럼 아침햇살에 눈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