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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날이면 날마다 낚시...

전날저녁에 양돈장 반대 대책위에서 자문을 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사리 마을에 갔다...
환경운동연합 오하라 츠나키 간사와 같은 동료들이 먼저와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마을 청년들이 반대 대책에 대한 갈증은 봄가뭄 타듯 절실하게 느껴졌다...
환경운동연합 선생님들의 전문지식이 많은 갈증을 해소 하는듯 한마디 한마디에 심각해지고 웃고 치하하며 억울한 심정도 표출해 가며 회의를 하고 있었다...
나도 한몫 끼어 회의는 시간가는줄 모르고 8시에 하였던 회의가 11가 다 되어가서야 끝났다...

그리고 마을에 도착하니 절간같이 조용한 집에서 악쓰는 소리가 들리고 방문이 쿵쾅거리길래 조심조심 가보았더니 형님이 술이 좀 과하셨다...
재판받으러 가기전에 그동안 못낸 벌금을 내야 내일 구속되지 않을텐데 벌금을 납부하지 못하여 맨정신엔 아무말도 못하고 속상해서 마신술이 그리 되었나 보다...

달래고 어르고 하다보니 시간이 꽤나 됐다... 그리고 잠깐 눈을 감았다 떳는데 아침 9시가 되었다...
날이 훤히 밝아  마을 어른들 나오시는것 까지 본것 같은데 어느사이 눈이 감겼나 보다...
어~어 늦어부렀다 하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서 달리기 시작하여 정읍법원까지 가는데 30분이 조금 넘었다...

운전이 아슬아슬 했던지 형님은 손잡이를 잡고 말은 하는데 앞만 바라보며 대신 브레이크를 밟는 시늉을 한다..

그리고 판사앞에 선 형님이 목이메어 우는 모습을 처음보았다...
원래 말씀도 조리있게 하기보단 설명이 더 많은 형님인데...

저는 사람답게 사는것이 무엇인줄 몰랐습니다...
저희 어머님은 많이 아프십니다..
세탁기를 어떻게 움직일줄 몰라 손빨래 하십니다...
그런 어머니를 두고 다른곳에 가서 살기싫습니다...
재판장님 정말 죄송하고 잘못했습니다..
마을에 형님들 동생들이 너무 좋습니다...
친형제나 마찬가지로 정많은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과 같이 살면 제 인생도 달라질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집니다.
예전에 지은 죄 속죄하며 살겠습니다...
재판장님 잘못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며 고개를 숙이고 가끔 판사의 물음에만 고개를 들뿐 연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마이크로 흘러 나오는 코 훔치는소리 대답하는 목소리에 눈물섞인 소리 가슴이 먹먹해져 나도 눈물이 나왔다...
아! 형님이 정말 5개월간 마을에 있으면서 변하였구나...
그동안 형님이 허튼 소리로 말한게 아니였구나 하고 그동안 한귀로 듣고 흘려버린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였다...
판사도 감동했던지 구속된다던 형이 2주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그동안 밀린 벌금을 내면 검사가 내린 징역8월이 벌금형으로 되었을수 있다 나도 탄원서와 마을에서 신원을 보증한다는 마을사람들의 정을 보태봐야 겠다...

그리고 집에 오는 도중 동생 오늘 낚시 한번 가야것네...
이러시는 형님에게 찬물을 끼얹기 싫어 밤낚시를 가자고 약속하고 난 일터로 나갔다... 

날밤을 홀딱 까먹고 날새부렀다...
용대지 아침풍경이 평화롭다...
여조사님은 텐트안에서 한숨 주무시고 나와 낚시보다는 방천에 난 쑥이며 나물을 뜯느라 분주하다...
용대지 검나게 크다..... 한바퀴 뺑 돌라면 솔찬이 걸린다...
밤새 깨꾸락진가 뭔지 모르다가 아침이 되니 붕어들의 2차 산란이 시작되어 여간 시끄러운게 아니다...
말풀에 몸을 얼마나 부벼 댔는지 붕어 비닐이 떠다니고 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뜰채만 있다면 몇관도 잡을수 있을것 같다...
하지만 산란하고 있는 관계로다가 ㅋㅋㅋ

두수를 하였다... 월은 아니고 준척급...
그래도 붕어 뽀대난다...
더 커서 보자고 살려 주었다...
그리고 다음에 볼땐 더 큰 붕어가 되어 친구들이랑 몽땅 온나 하고...
날을 새고 트랙터 운전을 하니 잠이 쏟아 진다...
상근예비역에 근무하고 있는 조카가 와서 구경하고 있으니 잠이 확 달아났다...
내친김에 트랙터운전을 가르켰다...
한번 하는데도 수준급으로 잘한다...
농사짖는걸 늘 보고 자라서 그런지 응용도 잘한다...
무우밭이다... 농약을 안쳐서 벌써 벌래가 먹어 구멍이 뽕뽕 뚫렸다...
그리고 고랑엔 먹때깔 나무가 징상스럽게도 나왔다...
마을 아짐 두분이 오셔서 도와주는데 먹때깔 나무 징상시런것이여....
풀은 하나도 안뜯어 먹고 맛난 무시잎삭만 뜯어 먹어 부렀구만...
ㅎㅎㅎㅎ

건동떡(한동떡) 대치매떡 두분이 오셨다...
건동떡은 원래 한동네에서 결혼했다 하여 한동떡이라고도 한다...
품삯을 드리니 어머니 입맛 다실수 있는것이나 하나 사다 주라고 하며 끝내 사양하셨다고 한다..너무 죄송스럽고 미안하다...
나는 기계이로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술참 하나 제대로 챙겨 드리지 못했는데...
내일 사탕한봉지라도 사서 찾아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