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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장날2

점심이 될려면 조금 이른시간이다...
머리도 뽁고 생선이며 반찬거리를 사오신 아짐들이 모였다...
볕이 잘들어 따뜻한 토방에 걸터 앉아 도란도란 말씀을 나누신다...
용전아짐...
용전 아짐은 무장 월림에서 시집오셨다...
용전아재는 일찍이 작고 하시고 아짐혼자 농사지으시며 명절이면 자식들 고생하신다고
서울로 가셔서 형들이 고등학교 졸업하고 한번도 만나지를 못했다...
여하튼 우리 용전아짐과 나는 실랑이를 몇번 벌인적이 있다..
한번은 염소때문에 한번은 다롱이라는 발바리 개때문이다...
염소를 빈집에 키우는데 염소가 크고 점프 실력도 상당히 있다보니 빈집 담장을 넘어 지붕을 타고 다닌모양이다...
그래서 간두깨로 몇대 훌씬 갈기고 싶어도 워낙에 순식간에 번쩍번쩍 하는놈이라 약만 오르던차에 빈짐 담장을 타고 넘어온 수세미넝쿨을 다 뜯어 먹고 수세미열매마저 반쯤 먹고 흔적을 남겨 놓았다...
한여름에 낮잠을 자고 있는데 우리집 껄막에서 용전아짐이 손바닥을 치시며 악을쓰신다...
멤새이가 우리 수세미 다 먹어 불고 지붕도 다 때래 뿌셔부렀다고....
자다 깨서 무슨 소린가 하고 작대기 하나 가지고 빈집으로 갔다...
염소들은 한여름 볕을 피해 그늘에서 팔자 늘어지게 자고 있고 담장에 수세미열매 반쯤 갉아 먹은 흔적이 남아있다...
그리고 어디를 보아도 지붕이 다 때부셔 지지는 않았다...
아짐 암시랑도 않구만 더운디 그로코 박수를 치고 그랬쌓소 하고 나도 짜증을 내버리고 말았다...
그럼과 동시에 용전아짐 박수를 더욱 크게 치시며 몸짓 액션도 크게 허리를 굽혔다 폈다를 하시며 수세미를 다 뜯어 먹어 부렀는디 어뜨코 헐라고 그냐며 더욱 기세 좋게 말씀하시다...
몇포기나 뜯어 먹었는지 살피고 혹시나 잘못 보았나 싶어 지붕을 보아도 뿌사진 흔적이 없다..
그리고 수세미 담장 넘어온 열매 반쯤 먹었고 부드러운 새순을 뜯어먹은것이 하나다... 넘어온것도 하나고... 그래서 아짐 인자부터 나도 우리 염소 담 못넘어가게 할랑게 아짐네 수세미도 담장 못넘어오게 허씨요 그리고 담장 주인은 누군지 아시지라우...
요로고 감정싸움을 하번 하고 두번째는 아주 속상한 일이었다...
다롱이는 엄마을 퍽이나 따라서 손주새끼들 처럼 애뻐하고 다롱이도 엄마한티는 특별히 잘 따랐다...
어쩔때는  약도 오르게 엄마만 따른다...
근데 다롱이가 용전 아짐네 집에다가만 똥을 싼다...
주의를 줘도 나몰라라 하고 싸댄다..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고 똥쌌다고 하면 치우러도 다녔다..
그리고 집에 돌아 오지 않는 다롱이...
언제나 처럼 엄마 일하시는 동안 잠들어서 또 밭에서 있나 보다 하고 그다음날 기다려도 오지 않길래 마을로 찾아 나섰다..
아니 그런데 용전아짐네 마당에서 누워 있는것이다...
다롱아 몇번을 불러도 일어날 기색이 없어서 가까이서 보니 앞다리와 뒷다리가 쭉 뻗어 있다...
이미 차갑게 식어 버렸다... 구토를 해놓고 혀가 쭉 빠져있다...
묻어 줄라고 들고 나오는데 용전아짐 하시는 말씀이 그놈의 개새끼 잘 뒤졌다...
똥만 싸댄게 죽으라고 고기에 약묻쳐 놨드만 다 먹고 뒤졌네...하시는 거다...
피가 꺼꾸러 솟을것처럼 눈이 뒤집혀 버렸다....
그래서 이성을 잃어서 눈이 씨뻘겋게 되어서 목아지 핏대 새우며 싸우다  마을 분들이 말려서
그나마 싸움도 끝났다...
그것도 옛날이야기라고 웃음이 나온다 또 생각해보면 속상하기도 하지만... 그때 우리 어무이  많이 우셨는디...다롱이가 손지새끼 자식새끼 보다 낫다고 칭찬이 대단하셨는데,,,
암튼...

용전아짐네 지붕개량을 하였다.. 염소가 뿌사서 그런것이 아니고 스래트가 낡아서 비가 새서 이태전에 개량하였다... 그리고 볕이 잘들고 마을 회관 옆이라 마을 분들 자주 모이신다...
아짐들의 망중한이 꽤나 고무적이다...

또 사전박소... 늙은 망구들 찍어서 뭇헌다고 맨날 박소...돈이 얼매나 많이 나올라고...

아짐 이것은 돈이 안나오는 사진기여라우...
봐보씨요 여그 아짐얼굴 보이지라우...

시상 참 좋네...
그래도 돈이 들제 안들랍디여...
생계아짐이 걱정반 관심반 혹시모를  헛돈 들일까봐 하시는 말씀이신가 보다...

앞으로 시간이 나는데로 한분한분 찍어 드리고 사진도 인화하여 드려야 겠다...
저번달에 삶과 꿈이라는 잡지에 아짐들 해바라기 하시는거와 일하시는 모습이 실렸었다.
그걸 아버지께서 마을회관에 가져 가셔서 보여 드려서 요즘 사진 찍자면 늘하시는 말씀들이다 돈든게 찌까만 찍으씨요^^

이쪽 그룹은 찍거나 말거나 하시는 말씀에 열중이시고..

또 이쪽 그룹은 힘이 너무 들어 가셨다..
아짐들 사랑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