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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이야기..

바쁜날...

나와는 한살사이 형이다 생일도 3월에 있고 해서 딱 일년차이!
 말을 잘하는 나보다 훨씬 말도 잘하고 같이 있으면 몇년쯤 선배처럼 느껴지는 형이다.
사는 형편도 비슷비슷 하고 처한 상황도 비슷비슷하여 더욱 친해졌다고 생각하는데
형은 훨씬더 크게 생각하고 양심적이며 행동파다..

전화가 와서 부리나케 달려가 보았다...
교장선생님과 초등학교 중학교 선생님들 몇분과 학부모라고 하는 지역 선배님들 몇분이 계신자리에 초대받아 갔는데...
내가 낄자리가 아니다 싶어 대충 인사하고 자리를 정리하고 나왔다.
탁이형 달리셨단다..
그다음날 중학교에 급식을 하라며 쌀한가마니 가져다 주고 오는 길이라며 우리밭에 들렸다..
말인즉 학교 스쿨버스 운영하는 것과 야간자율학습 건에 대해 서로 의견이 틀려 입가에 침고이게 말하면서 선생님들에게 어서 죽으라고 쌍심지 키고 이야기 해서 술먹은 놈으로 보일까봐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학교에 쌀을 가져다 주고 오는길이라고 햇다.
?.... 도대체 무슨말이요 했더니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들이 수업이 끝나면 집에 가서 저녁식사를 하고 또다시 학교에 가서 8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오는 것이란다.
헌데 형은 학교에서 급식하는 것을 희망하는데 선생님들은 돈문제부터 해서 여러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다고 한단다..
그에 화가난 나머지 어서죽으라는둥 폭압은 모조리 했다고 한다..
수업이 끝나고 집에 밥먹으러 가는 아이들이 도대체 편부나 편모는 비롯해서 할머니 할아버지 가정에서 사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추접스런 방법을 내놓는 냐고...
쌀이 없으면 싸디싼 쌀 내가 대께 밥 허씨요 부터 시작한 형의 철학은 학교선생님들과 학부모 운영위원들을 설복하게 만들었고..학교급식이 시작되었다.
형이 얼마나 대단해 보였는지 그때의 마음은 공중부양이라도 하는것처럼 마치 내가 그자리에 있어서 통쾌하기라도 한것처럼 뛸듯이 기뻣다...
조동아리로만 하는 나와는 사뭇 틀리고 말도 징허게 듣지않는 형에게 그런모습이 있었다는것이 참으로 고무적이었다...
형처럼 처한 상황에서 최대의 기지를 발휘하는 모습이야 말로 변혁을 이루고 그것이 힘이되어 세상이 바뀌지나 않나 싶어 그동안의 나의 행동들이 부끄러웠다...

짚뭇을 나르다가 들쥐가족을 만났다...
처음엔 천만볼트 전류라도 느낀것처럼 머리칼이 서고 팔짝팔짝 뛰다가 자세히 보니 상당히 귀엽다.. 겹겹히 쌓아놓은 볏집더미 깊숙한 곳에 보금자리를 튼 새앙쥐들은 농번기와 함께 집을 잃고 세상사 경험이 없는 새앙쥐는 아마도 황조롱이나 까치밥이 될것이다..
동물쥐는 저리도 측은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데 인간 쥐박이는 하는짓마다 때려죽일 일만 저지르고 보초대가리 없는지 비교하자고 해도 한참이나 떨어진다...


기수형님이다.
트랙터보다 작업기가 더 커서 트렉터가 물구나무라도 설것처럼 버겁게 일을 한다.
종탁이형의 부탁으로 해서 연동마을에 복분자 골을 따러 갔다가 짜증이 난다...
새벽부터 일을 하자고 해놓고 가보면 몇고랑만 타달라는 요구와 함께 때전은 때전 다 다녀야 했다.
돈받기도 뭐하고 해서 양종탁 이장님의 요구로 왔응게 나중에 이장님 일이나 하루 해주씨요 하고 하루를 그렇게 돌아 다니다 보니 참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일을 끝내고 집에 와서 트랙터에 실린 것을 내려 보았다...
낚시받침대와 기장, 복분자 술이다...
마지기가 큰 집에서는 외상을 하고 마지기가 적은 집에서는 일초를 두어갑 주거나 복분자 술, 기장을 주었다.
술도 집에 있다고 하면 그놈하고 틀분게 한번 잡사봐....우리것은 또 틀린게 하여 정으로 사는 세상이 이런것이 아닌가 하고 위안을 삼고 털레털레 오는데 뭔가가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