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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이야기..

불놀이~~

봄날 참으로 좋다...
살구꽃이 활짝 펴! 나몰라라 하고 선운산 내 꽃밭으로 사진이나 찍으러 갈끄나
뒷방죽으로 낚시나 하러 갈끄나 마음에서는 놀고 싶다고 요동... 발작 수준이다ㅋ 
하건마을 제철이성네 평상에서 맥주한잔 하다 바라보는 살구꽃이 정말 보기 좋다...

어쨌거나 살구꽃이 펴서 내 마음을 흔들어놓던 간두깨질을 하던간에 나를 애타게 기다리시는 능주아재를 저버릴순 없다... 쟁기밥이 잘도 넘어간다...
능주아재 하시는 말씀이.... 영태야 올해 논농사 못짖겄이야 아무것도 아닌짓거리 고만허고
거그 밭만들아서 고추나 심어봐야 할랑갑다...
아재 고추농사가 더 힘들지 않겄어요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그냥 논농사 짖지 그러세요...
시방도 곳간에 나락있는디 그놈은 어찐디야 사먹도 못허고 계속 저로코 나놓도 못허고!
그냥 고추농사 지어서 식구들하고나 나나 먹을란다...
긍게요...
한숨이 절로 나온다...
예전하고 사뭇다른 분위기의 농번기....
있는땅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무엇이라도 빈땅에 채우기는 채워야 하는데 재미없다...
아무말 못하고서 그냥 맥주만 마셔댄다...
능주아재 집은 제철이성네 바로 아랫집인데 아재내 집도 조망이 좋다...

돼지 머리고기에 고추장 버무려 내놓으셨다...
요술방망이 뚝딱하듯이 내오시는 술참이 내 입맛에는 오지게 맛나다....
지금 보아도 침넘어간다.... 능주아짐 손맛도 마을에서 알아주는 솜씨다...
해질녁 작업기를 바꿔서 논으러 가보았다...
비닐하우스 양수작업을 하는데 지루하기도 하고 해서 논갈이나 해볼 심산으로...
그런데 나 일하는게 질투가 나는것인지 이해가 안가는 것이지 퐁당 빠져부렀다..
언제 수렁이 생겨 부렀지 몸부림 치다가 포기하고 성님 트랙터 빠져부렀소...
언능오씨요...
그려 동상 금방 갈랑게 지둘리소이! 하고는 오지를 않는다....
기다리다 지쳐 불놀이를 하였다...

타닥타닥 불길이 제법 사납다... 얼굴까지 화끈 거리는게 기분이 희안하다...
순식간에 다 타버리고 다른 논에 벼짚썰어 놓은곳으로 번질까봐 삽으로 물을 뿌리며
진땀이 난다...
불이꺼지고 한숨을 돌려 보니 웃논은 냉이 꽃이 만발하였다....

휴대폰으로 찍는 사진이여서 아쉽기만 하다...
트랙터 빠치고 카메라 가질러 가면 또 우리 당숙모 손가락질 하시며 배꼽잡으셨을 텐데....
휴대폰으로 만족하고 말아야지 ㅋㅋ